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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zmusa와 holymoly의 여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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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5 03:27 미국여행기

2002년 2월 1일 (금) ~ 2일 (토) 사이


 San Diego로 향하는 중 내 뒷자석에는 흑인 남편과 백인 아내라는 보기 드문 부부와 자녀 셋이 탔다. 큰아들은 두상은 전형적인 흑인인데 살빛은 옅었고 둘째 딸은 백과 흑의 중간 살빛인데 머릿결은 어머니를 닮았으며 막내딸은 언니보다는 짙은 살빛에 머리는 전체적으로 곱슬곱슬했다. 대체로 아버지의 유전자가 많이 작용한 듯 보였다. 

 좌우지간 이 아이들은 엄청나게 시끄러워서, 처음에는 부모들이 다른 승객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라운지 카에 데려가는 식으로 애를 썼지만 만 하루가 지나자 아버지는 어디론가 도망가버렸다. 나중에 보니 cafe car에서 직원들과 노닥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24시간 이상을 기차 안에서만 보내려면 아이들로서는 배기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시간이 좀 더 흘러서는 저만치 앞좌석 쪽에서도 아이 우는 소리와 함께 뒷자석 쪽에서는 연신 "Shut up, shut it up!"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세 아이의 어머니는 지쳐 쓰러질 지경에도 "Come here!", "Shhh!", "Don't ask now!"를 외치며 아이들의 폭주를 막으려 사력을 다했지만 어느 샌가 아이들은 기차를 쿵쿵 뛰어다녔다. 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다른 승객들도 어머니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그냥 넘어가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기차 안에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니 이 때 진로 고민을 많이 했다. 대학 다니다 군복무를 마친 후에 사회경험이 일천한 상태에서 했던 고민이라 지금 노트를 보니 행정고시나 기술고시만 생각하는 등 편협하기 그지 없었다.

 이 여행을 통해, 사람은 삶을 살며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만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물론 십 년 이상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후회가 많으니 절감과 실천의 상관관계는 그리 진하지 못한가 보다.


 항공권 건도 당시에 기억을 더듬어 보니 후배가 쿠폰제 항공권을 얘기했었는데도 막연히 비싸려니 조사해 보지도 않았다가, 미국에 와서 국내선 비행기로 움직이는 여행자를 보고서야 쓸 만한 방법이었음을 깨달았다. 귀찮아 하지 말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끈질기게 붙어야겠다고 여행 당시에는 다짐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매번 그러지는 못했다.[각주:1]

 

  1. 근데 끈질김은 체력의 뒷받침이 필수다. 이제껏 살아 보니 정말 그렇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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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izm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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